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고통, 상실, 세계의 윤리에 대하여)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2023)는 죽음, 상실, 전쟁, 도피, 성장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담은 애니메이션입니다. 그러나 이 작품이 진짜 묻고자 하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주인공 마히토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이 질문은 더욱 철학적으로 확장됩니다. 기억은 존재를 어떻게 구성하는가? 상실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그리고 한 개인의 선택은 세계의 균형에 어떤 책임을 지는가? 이 글에서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통해 삶의 윤리, 기억의 철학, 세계의 책임에 대해 깊이 있게 사유해 봅니다.고통 앞에서 삶은 어떻게 지속되는가《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시작은 ‘죽음’입니다. 마히토는 어머니를 전쟁 중의 화..
2025. 7. 9.
옥자와 인간 중심주의의 붕괴 (존재의 위계, 타자의 얼굴, 생명의 권리)
봉준호 감독의 《옥자》(2017)는 슈퍼돼지 옥자와 소녀 미자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그 안에는 깊이 있는 철학적 질문이 담겨 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동물 보호 메시지를 넘어서, 인간 중심주의가 만들어낸 존재 위계, 동물의 타자성, 생명의 권리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합니다. 우리는 왜 어떤 생명은 ‘먹을 수 있는 것’이 되고, 또 어떤 생명은 ‘지켜야 할 존재’가 되는가? 《옥자》는 이 질문을 통해 인간과 동물, 생명과 소비 사이의 경계를 철학적으로 재조명합니다.인간 중심주의와 존재의 위계: 왜 인간이 기준이 되는가서구 철학의 오랜 전통은 인간을 ‘이성적 동물’로 정의하며, 동물을 인간 이하의 존재로 위치시켜 왔습니다. 데카르트는 동물을 '감정 없는 기계'로 간주했고, 칸트는 동물에게 ..
2025. 7. 8.
더 메뉴, 예술은 왜 욕망이 되었는가 (창작의 고갈과 소비의 허기)
영화 《더 메뉴(The Menu)》는 고급 요리를 제공하는 비밀스러운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소비자와 창작자의 위태로운 관계를 예리하게 해부하는 작품입니다. 표면적으로는 미식 스릴러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현대 예술의 존재 조건, 창작의 진정성, 인간의 소비적 욕망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 녹아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더 메뉴》를 통해 “예술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그리고 “왜 인간은 끊임없이 채워지지 않는 허기를 느끼는가”에 대해 철학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창작자는 왜 고갈되는가: 예술의 상품화와 소외셰프 슬로윅은 창작자입니다. 그는 요리를 예술로 여기며, 음식 한 접시에 자신만의 사유와 미학, 철학을 담아냅니다. 그러나 영화 초반부터 느껴지는 것은 그의 권태감, 피로감, 고갈감입니다. 정성껏 만든 요..
2025. 7. 8.
진격의 거인, 거대한 자유의 역설과 윤리적 모순을 말하다(환상,의지,본질)
《진격의 거인》은 거대한 벽과 거인이라는 설정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SF 액션 애니메이션이지만, 그 본질은 정치, 역사, 철학의 복합체입니다. ‘자유’라는 단어는 시리즈 전반에 걸쳐 반복되고, 에렌을 비롯한 인물들은 끊임없이 폭력과 억압, 희생과 선택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이 글에서는 《진격의 거인》을 통해 자유의 철학, 폭력의 윤리성, 그리고 인간 존재의 실존적 의미를 철학적으로 조망해 봅니다.자유는 환상인가, 본능인가?《진격의 거인》에서 가장 많이 반복되는 단어는 바로 ‘자유’입니다. 에렌 예거는 거인의 힘을 이용해 벽 밖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며, 이는 단순한 탈출이 아닌, 억압된 삶에서 벗어나려는 본능적 욕망을 반영합니다. 하지만 자유는 끊임없이 상대화됩니다. 벽 안의 사람들은 거인으로부터 자유롭고자..
2025. 7.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