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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비판 영화의 철학 (권력, 소외, 인간성)

by luby0211 2025. 7. 28.

사회비판 영화는 단순한 현실 고발이 아니라, 구조적 모순 속 인간 존재를 철학적으로 조명하는 장르입니다. 이 글에서는 『설국열차』, 『기생충』, 『조커』 세 편을 통해 권력, 소외, 인간성이라는 키워드로 사회비판 영화의 철학적 함의를 분석합니다.

권력: 『설국열차』와 위계적 세계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는 폐쇄된 열차 속 계급 구조를 통해 현대 사회의 권력과 억압을 상징적으로 묘사합니다. 열차의 꼬리칸에서 머리칸으로 가는 주인공의 여정은 단순한 반란이 아니라, 권력이 어떻게 구조화되고 재생산되는지를 보여주는 철학적 알레고리입니다.

푸코는 권력을 단순한 억압이 아닌, 사회 전반에 침투된 네트워크로 보았습니다. 『설국열차』는 이러한 푸코적 시선을 반영하며, ‘저항’마저 시스템에 흡수되는 현실을 비판합니다. 즉, 반란이 성공해도 그 안에 다시 권력은 생겨난다는 순환 구조 속에서, 영화는 인간이 정말 자유로울 수 있는가를 묻습니다.

소외: 『기생충』과 계급의 무의식

『기생충』은 계층 간 위계와 감정의 간극을 날카롭게 파고들며, 사회 속에서 타인이 타자화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가난한 가족이 부유한 집에 스며들면서 벌어지는 긴장감은, 단순한 빈부 갈등을 넘어 인간 내면의 ‘소외’를 드러냅니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에서 노동자는 자기 노동의 결과로부터 소외된다고 보았고, 현대 사회에서는 관계마저도 ‘계급화’된다는 점에서 우리는 서로를 ‘소비의 대상’으로 바라봅니다. 영화는 인간 사이의 기본적 존중마저 계급에 따라 조절되는 세계를 통해, **존재의 위계화**를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인간성: 『조커』와 사회의 얼굴

『조커』는 한 개인이 광기로 빠지는 과정을 통해 사회의 무관심과 폭력을 고발합니다. 주인공 아서는 본래부터 광인이 아니라, ‘그렇게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이 영화는 인간성은 선천적이 아닌, 환경에 따라 만들어지고 파괴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존재는 본질에 앞선다”고 했습니다. 아서의 붕괴는 인간이 본질적으로 악해서가 아니라, **사회가 그를 어떻게 존재하게 했는가**에 대한 결과입니다. 결국 영화는 사회가 개인을 어떻게 규정하며, 인간성을 말살하는가에 대한 철학적 경고장을 던집니다.

『설국열차』는 구조, 『기생충』은 무의식, 『조커』는 심리를 통해 사회비판의 철학을 전합니다. 이들 영화는 모두 “우리는 어떤 사회 속에서 어떤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제기하며, 영화가 단지 오락이 아닌 깊은 사유의 매체임을 증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