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가장 가까운 타인이자, 인간 정체성을 구성하는 근원적 공동체입니다. 영화는 가족을 통해 인간의 본질적 감정—사랑, 갈등, 상실, 성장—을 철학적으로 풀어냅니다. 본 글에서는 『미나리』, 『플로리다 프로젝트』, 『룸』을 통해 가족이라는 관계의 의미를 사유합니다.
유대: 『미나리』와 뿌리의 정체성
『미나리』는 한국계 이민 가족이 미국에서 삶의 뿌리를 내리려는 과정을 담은 영화로, 세대 간 문화 충돌 속에서도 깊은 유대와 가족 정체성을 그립니다. 철학자 샤를 테일러는 인간의 자아가 공동체 내에서 형성된다고 보았으며, 이 영화는 뿌리 내림과 공동체 정체성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갈등: 『플로리다 프로젝트』와 비정형 가족
이 영화는 모텔에 거주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모녀의 삶을 중심으로, 제도 밖의 가족 형태를 다룹니다. 사회적 시선과 제도적 억압 속에서 가족은 갈등의 연속이지만, 그 속에서 아이는 여전히 사랑을 경험합니다. 가족은 ‘혈연’이 아닌, **지속되는 관계와 돌봄**임을 말합니다.
성장: 『룸』과 분리의 철학
『룸』은 감금된 모자가 탈출해 세상과 다시 관계를 맺는 이야기입니다. 성장의 과정은 곧 분리의 과정이며, 철학자 라캉은 타자와의 분리를 통해 자아가 형성된다고 했습니다. 아들은 독립하고, 엄마는 ‘엄마가 아닌 나’로 다시 살아갑니다.
이 세 영화는 가족이 인간의 근원적 존재 조건이자, 가장 치열한 철학적 관계임을 보여줍니다.